우리 태극전사가 그리스를 상대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는 12일 서울 시내 곳곳이 붉은 물결로 뒤덮이고 있다.

　거리응원이 열리는 서울광장과 코엑스 앞 영동대로, 대학로, 서울월드컵경기장 등에는 이른 아침부터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린데다 시간이 일러 응원장을 가득 메우지는 않았지만 일부 열성팬들은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채 경기가 잘 보이는 대형 스크린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았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25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광장에는 킥오프를 6시간30분 앞둔 이날 오후 2시 현재 대형 스크린과 사전 공연을 위한 무대 앞에 500여명이 모였다.

　인터넷 산악동호회 회원 7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나와 무대 앞에 돗자리를 깔고 등산용 천막을 친 채 여유롭게 경기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산악동호회원 김지영(29.여)씨는 "앞 자리를 잡으려 일찍 나왔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모이고 있는데 빗속에서 열심히 응원하는 만큼 한국이 꼭 이기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김씨는 "박지성과 기성용 선수가 골을 넣어 2-0으로 이길 것"이라며 한국팀의 승리를 점쳤다.

　바로 옆에서 우비에 우산을 쓰고 앉아 있던 양윤창(15.중2)군은 "비가 많이 와 점점 추워지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응원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꼭 이겼으면 좋겠다"며 해맑게 웃었다.

　도로를 막고 대형 스크린과 응원무대를 설치해 놓은 영동대로 코엑스 앞에도 붉은 옷을 맞춰 입은 응원단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곳에서도 무대 바로 앞 공간을 선점하기 위해 시민 200여명이 일찌감치 나와 자리를 잡았다.

　이 가운데 한 명인 김민규(28)씨는 "축구팬의 열정으로 궂은 날씨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열정이 대표팀에도 전해져 그리스를 이겼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방성균(28)씨도 "경기 시작 전에는 비도 그치고 하늘이 맑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사람들이 많이 안 나올까봐 걱정인데 영동대로를 가득 메워 대표팀에게 힘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응원장 주변에는 붉은색 삼지창과 뿔 달린 머리띠 등 응원도구를 파는 상인들도 대거 등장했지만 비가 내리는 바람에 대목을 망칠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하철 삼성역 주변에서 응원도구와 우비, 우산을 자판에 깔아놓은 상인 박모(30)씨는 "영동대로 14개 차로 가운데 한 방향 7개 차로를 막아놓았는데 비가 와서 사람들이 많이 안 나올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출저 : http://sports.chosun.com/news/ntype3.htm?ut=1&name=/news/life/201006/20100613/a6m70056.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