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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st-[1]:어느 야수와 아이의 동화

조회 수 7581 추천 수 0 2011.08.28 14: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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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너머로 찰랑찰랑 흘러내리는 검은 벨벳같은 머리카락.

그와 대조되어서인지 더욱 하얗게 보여 마치 그 존재를 이 세계의 것이 아닌 이형의 존재로 보이게 하는 하얀 피부.

오똑한 콧날, 선명한 눈매, 보석처럼 빛나는 보라색 눈동자.

희미한 혈색이 감도는 입술은 그저 일자로 굳게 닫힌채, 눈 앞의 책을 응시하고 있었다.

팔랑, 팔랑, 책장이 넘어간다.

째깍, 째깍, 벽에 붙은 벽시계의 분침소리도 그와 맞추어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윽고 그 흑발의 남자는 턱 소리가 나게 책을 덮는다.

한눈에 보기에도 제법 값 나갈듯한 위엄있고 화려한 의복으로 몸을 감싼 남자는 스르르 몸을 일으켜 창문가로 향한다.

거대하고 장엄해 보이는 아름다운 성.

그러나 성이 그 안에 담고 있는것은 오로지 책과, 책과, 책, 그리고 이 남자 뿐이었다.

남자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창문 밖을 내다본다.

마을이 내다보인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이야기하고 춤을 추고 웃고 있다.

이제껏 무미건조했던 남자의 표정에 처음으로 표정이라는것이 나타났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질투의 표정.

아니, 차라리 그것은 동경이라 부르는것이 맞을것이다.

어두운 그림자의 잿빛 성.

영원히 봄이 오지 않을것 같은 그 성에도 봄은 찾아왔다.

 

 

 

그것도 꽤나 애처로운 방식으로.

 

 

 

 

 

남자는 아름다웠다.

마치 육식동물이 먹잇감을 뜯을때의, 감히 대적하지 못하는 힘의 아름다움이 흘러 넘친다.

몇백년, 남자는 이 성을 지키고 있었다.

남자는 엄밀히 말하면ㅡ인간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인간이었던 시절은 분명히 있었을 터.

하지만 남자는 그 길을 스스로 포기했다.

미녀와 야수라는 오래된 이야기 책에서 왕자는, 저주에 걸려 인간에서 추한 짐승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러나 남자에게 인간은, 끊임없이 웃으며 태연히 사냥감의 뒷통수를 때려 잡는, 짐승보다도 추한 짐승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어찌하였나?

 

오래된 비밀의 책.

두꺼운 먼지를 털어내고 양피지를 넘겨 간신히 찾아낸 마법의 주문.

남자는 스스로 그 주문을 읊어

 

추한 인간에서

아름다운 짐승으로 변했다.

 

수려한 용모와 강인한 육체, 불사의 몸을 갖게 된 남자가 제일 처음으로 한 일은 높고 튼튼한 성을 쌓는 일이었다.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단단한 돌을 하나하나 쌓아 올린다-

'들어오지 못하도록'하기 위해, 남자의 성에는 문이 없었다.

남자는 쓸쓸한 잿빛 성에 몸을 옹송그리고 책을 읽으며, 그림자의 성을 지켜왔다.

그러기를 몇백년.

남자에게는 기묘하다면 기묘한 버릇이 하나 생겼다.

그의 높은 서재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는 일이 그것.

남자는 자신의 모순된 감정에 혼란을 느꼈다.

내가 싫어서 떠나온 곳이다.

어째서 내가 다시 그곳을 바라보고 있는가?

이 감정을 정의할수 있다면 외로움이 맞을까?

남자는 창 밖으로 사람들을 내다보며

 

웃고

울고

때로는 싸우고

그러다가도 사랑하고

문을 열고 소리치고

노래하고

실을 자아내는

 

모든 모습을 바라보며 그림자 속에서 혼자 꿈을 꾼다.

 

 

 

여느때 처럼 남자는 성의 그림자에 틀어박혀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한 장, 한 장, 째깍, 째깍 넘기고 있었ㅡ

 

쿠웅

 

"무슨...?!"

 

 

혼자만의 성이었다.

성이 스스로 이런 소리를 낼리가 없었다.

남자는 황급히 겉옷을 걸치고 소리의 근원지인 마당으로 뛰어나갔다.

 

 

"......."

".......아, 안녕하세요? 하하.."

 

 

어린아이 하나가 거꾸로 쳐박혀 자신을 바라보고 당황스럽게 웃는다.

남자는 희미하게 떠올랐을 놀란 표정을 지우며 그를 내려보았다.

 

 

"누구냐, 어떻게 들어왔지?"

"에-그게-"

 

 

아이는 일어나서 엉덩이에 묻은 흙을 털고 땅에 떨어진 모자를 주워 바로 썼다.

남자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햇살빛의 금발이 갸름한 턱선을 따라 흔들흔들 흔들렸다.

 

 

"사과가 맛있어보여서 그만."

 

 

아이는 커다란 사과나무를 가리켰다.

과연, 성벽을 타고 올라와서 따먹으려던 셈인가.

남자는 납득했다.

 

 

"사과라면 줄테니 나가라."

"에헤- 감사합니다."

 

 

아이는 태연한 기색으로 남자에게 미소 지었다.

 

 

"마을의 어른들이 이곳은 들어오지 말라 하지 않더냐."

"예? 예에..."

 

 

아이는 '확실히 그런말 자주 하셨죠'라는 둥,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런데 어째서 들어온거냐."

"배고프니까요."

 

 

놀라우리만치 단순한 대답을 하며 아이는 남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남자는 주방으로 들어가 사과를 몇개 들고 나왔다.

 

 

"네 부모란 인간은 네게 관심도 없는건가."

"두 분다 돌아가셨어요."

 

 

아이는 기쁜듯 사과를 받아먹으며 말했다.

 

 

"...그렇군."

"그렇죠."

 

 

순식간에 사과 하나를 먹어치운 아이가 그제야 한숨 돌린듯 남자를 바라본다.

 

 

"아저씨는 여기 혼자 살아요?"

"내가 혼자 살든 둘이 살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

"그렇지만-"

 

 

남자의 차가운 태도에도 아랑곳 않고 아이는 말을 계속한다.

 

 

"이렇게나 쓸쓸한 곳에?"

 

 

아이의 선명한 바닷빛 눈동자가 남자를 지긋이 응시한다.

꿰뚫어 보는듯한 잔잔하고 맑은 눈동자에, 남자는 문득 자문한다.

이렇게나 쓸쓸했던가?

이곳이 이토록 차가운 곳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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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The beast 원작

가사 각색한 2차 창작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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